‘98.55%’ 압도적 타구처리율, LG 트윈스 오지환은 어떻게 이미지를 바꿨나

 

올 시즌 KBO리그 유격수 가운데 가장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는 LG 트윈스 오지환(29)이다. LG 류중일 감독도 “요즘은 수비가 안정적이니 투수들이 잘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LG 내야에 안정감이 생겼다는 의미다.

 

유격수는 내야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책임져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확한 송구 능력과 순발력까지 두루 갖춰야 한다. 그만큼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아마추어 시절 대형 유격수로 꼽혔던 자원들도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는 유격수는 단번에 ‘야구 잘하는 선수’로 인식된다. 그만큼 주전 유격수를 키워내는 과정은 험난하다.

 

오지환도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2010시즌부터 풀타임 유격수로 뛰면서 엄청난 성장통을 겪었다. 뛰어난 공격력을 지녔지만, 유격수로서 기본기를 쌓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했다.

 

사진|안정적인 수비로 LG 트윈스 내야진에 안정감을 심어놓고 있는 유격수 오지환 (출처.연합뉴스)

 

경기고 시절에도 투수와 내야수를 번갈아 맡았던 오지환은 한마디로 ‘전문 유격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평범한 타구를 처리하는 데도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태우기 일쑤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발전한 덕분에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유격수로 자리 잡았지만, 데뷔 초에는 엄청난 마음고생을 했던 게 사실이다.

 

수비만 놓고 봤을 때 2019시즌 최고의 유격수는 단연 오지환이다. 10개 구단 유격수 가운데 최다인 186.2이닝을 소화하며 단 하나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아서만이 아니다. 총 69개의 타구 가운데, 한 차례 내야 안타를 제외한 68개의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타구 처리율이 무려 98.39%에 달한다.

 

실책만 계산하는 수비율과는 다른 개념이다. 단 하나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으니 오지환의 수비율은 100%다. 10차례의 병살 기회에서도 100%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기록만으로도 오지환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수비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180도 바꿀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오지환은 준비과정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여름에 힘이 떨어지고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지치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체력의 영향도 크다. 나는 수비를 할 때 발을 많이 움직이는 편인데, 지금은 확실히 이전보다 힘이 있다고 느낀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을 잘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이다. 지친다는 느낌이 확실히 줄었다”고 밝혔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직접 깨달은 부분이다. 데뷔 초부터 오지환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유지현 수석코치의 존재도 든든하다.

 

오지환은 “실수도 많이 해봤고, 별명처럼 경기를 지배해보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과거를 돌아보며 급한 마음에 공을 놓친 이후의 동작을 언급했다. “누가 봐도 세이프인데 굳이 송구를 했다. 그게 내 성향이었다. 안정적으로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게 중요한데, 아직도 공격적인 성향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유격수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편안하게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 원래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유격수 수비”라고 강조한 오지환은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고, 코치님께서도 잘 잡아주신다. 무엇보다 지금 투수들이 정말 좋다. 그런 상황에서 수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밝혔다.

 

사진|최근 타격에서도 존재감을 들어내며 공·수 겸장 유격수로 성장하고 있는 LG 트윈스 오지환 (출처.연합뉴스)

 

게다가 4월 13경기에서는 지난 5일 수원 kt 위즈전 한 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3월까지 0.129(31타수 4안타)에 불과했던 타율도 0.238(80타수 19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수비에 아무런 걱정이 없으니 방망이까지 살아났다. “투수들이 잘 막아주고 있는 상황에서 내 수비 기록이 좋다는 것은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아닌가”라는 게 오지환의 설명이다.

 

대형 유격수는 숱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오지환의 이미지 변신은 이를 증명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유격수 오지환’의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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