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현장 복귀한 '염갈량' 염경엽 감독, SK 와이번스의 두 번째 왕조 건설 특명 :: The Importance of History

2년 만에 현장 복귀한 '염갈량' 염경엽 감독, SK 와이번스의 두 번째 왕조 건설 특명

Posted by Rintaro
2018.11.14 23:30 KBO History/SK Wyverns

◆ 3년 25억 원 역대 최고 대우로 트레이 힐만 감독에 이어 SK 와이번스 7대 감독 선임

 

SK 와이번스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2년을 끝으로 작년까지 야구 팬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김성근 감독 시절의 SK를 능가하는 굳건한 ‘왕조시대’를 열었고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와 10번째 구단 kt 위즈가 차례로 KBO리그 1군 무대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SK는 2015년과 2017년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의 흔적을 느껴본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SK가 올해 드디어 지난 5년 간의 설움(?)을 이겨내고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플레이오프 5차전 접전,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 접전 끝에 따낸 우승이라 그 기쁨은 더욱 컸다. 하지만 김응룡, 김재박, 김성근, 류중일 등 왕조시대의 감독들이 첫 우승을 시작으로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과 달리 SK는 내년부터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트레이 힐만 감독과의 계약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사실 힐만 감독의 후임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염경엽(50) 단장으로 내정됐다고 암암리에 소문이 퍼지고 있었고 SK구단도 시간을 끌지 않고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날인 11월 13일 오전 공식 자료를 통해 “이번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트레이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現 단장을 제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SK와 염경엽 신임 감독은 계약기간 3년, 계약금 4억 원, 연봉 7억 원 등 총액 2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염경엽 감독이 SK의 새 감독이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염경엽 감독이 3년 25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류중일(LG 트윈스), 김태형(두산 베어스), 김기태 감독(KIA타이거즈)의 연봉 5억 원을 제치고 단숨에 최고 연봉 감독으로 등극했다는 점이다.

 

사진|2019시즌부터 단장직에서 물러나 SK 와이번스 7대 감독으로 취임한 염경엽 감독 (출처.연합뉴스)

 

◆ 무명 선수 출신의 지도자 성공 신화, 단장 거쳐 2년 만에 현장 복귀

 

염경엽 감독은 현역 시절 1991년 2차 지명 1순위로 인천 연고팀인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0년까지 내야수로 선수 활동을 하며 정확히 10년 동안 활약했다. 하지만 통산 896경기 타율 0.195 5홈런 110타점 197득점이라는 성적이 말해주듯 화려한 스타플레이어 출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현대가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0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염경엽 감독은 2001년부터 현대의 운영팀에서 근무했다. 현대의 프런트로 일하다가 2007년 현대의 1군 수비코치를 맡으며 현장으로 돌아온 염경엽 감독은 2008년 LG 트윈스로 자리를 옮겨 스카우터와 운영팀장, 수비코치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당시 LG는 하위권을 전전하며 팀 창단 후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고 무명 선수 출신의 염경엽 감독은 파벌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진|재임 기간동안 넥센 히어로즈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켰던 염경엽 감독 (출처.연합뉴스)

 

2012년에는 친정이라 할 수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작전 및 주루코치로 자리를 옮겨 프런트와 현장을 오가며 업무 역량을 인정 받았으며 2013년 넥센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넥센은 2008년 팀 창단 이후 5년 연속 하위권을 전전하며 고전했고 이장석 前 대표는 2012시즌이 끝난 후 염경엽 감독을 이광환, 김시진 감독에 이은 히어로즈 제3대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최근에는 넥센의 장정석 감독이나 NC의 이동욱 감독처럼 선수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 감독들도 프로구단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당시만 해도 무명 선수 출신 염경엽 감독의 선임은 대단히 파격적인 인사였다. 때문에 당시 넥센이 감독 야구가 아닌 ‘프런트 야구’를 하려한다는 말들도 많았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부임 첫 해 72승 2무 54패를 기록하며 KBO리그 4위를 차지하며 넥센을 창단 첫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2014년 78승 2무 48패, 2015년 78승 1무 65패, 2016년 77승 1무 66패를 거뒀다. 넥센 감독을 맡으면서 4년의 재임 기간 내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통산 544경기 305승 6무 233패 승률 0.567의 호성적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에는 넥센을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하기도 했다.

 

비록 ‘염경엽 야구는 단기전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는 염경엽 감독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스폰서를 받아 팀을 운영하는 ‘히어로즈의 한계’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2016시즌을 끝으로 넥센과 결별한 염경엽 감독은 작년 1월 SK의 단장으로 부임하며 현장이 아닌 프런트로 다시 야구계에 돌아와 2년 동안 선수 육성에 집중했다.

 

작년 KIA 타이거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차세대 1번 타자 노수광을 영입했고 대니 워스 대신 영입한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도 대성공을 거뒀다. 염경엽 감독은 단장 부임 2년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결실을 맺었고 지난 11월 13일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임명되며 2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SK는 염경엽 감독이 스마트하고 디테일한 야구를 지향하는 SK 구단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적인 야구에 대한 실행력을 포함해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단장 재임 기간에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향후 이를 기반으로 SK를 제2의 왕조시대로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염경엽 감독이 SK가 지향하는 ‘팬과 함께 하는 야구’, 스포테인먼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과 힐만 감독이 2년 간 잘 만들어 놓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선수단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염경엽 감독은 “트레이 힐만 감독님이 잘 다져오신 팀을 맡게 돼 무한한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인천에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감독으로서 인천 연고팀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 프로야구를 구성하고 있는 3가지 주체인 구단, 선수단, 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의 두 번째 왕조건설 사명을 띈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프로구단의 감독이 된 것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지만 그 시절의 넥센과 지금의 SK는 비교가 힘들다. 당시 히어로즈는 창단 5년 동안 하위권을 전전하며 가을야구라도 한 번 해보면 성공적인 시즌으로 불릴 수 있는 팀이었지만 SK는 당장 내년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할 팀이다. 미완성의 팀을 만들어가는데 능력을 보였던 염경엽 감독이 이미 완성된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사진|2018시즌을 마치고 FA계약을 앞둔 SK 와이번스의 간판타자 최정 (출처.연합뉴스)

 

SK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외부 전력보강에 힘쓰기보다는 내부 FA 최정과 이재원을 잔류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올 시즌에는 35홈런에 그치며 다소 부진(?)했지만 최정은 첫 FA 계약기간 동안 두 번(2016~2017시즌)이나 홈런왕에 오른 SK의 간판타자다. 올해 130경기에서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을 기록한 안방마님 이재원 역시 현재 SK 선수단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SK는 내부 FA가 잔류한다고 해도 내년 시즌 더 완벽한 전력을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먼저 주전 키스톤 콤비의 구축이다. SK에는 유격수에 김성현과 나주환, 2루수에 강승호와 최항, 두 가지 포지션이 모두 가능한 박승욱 등이 있다. 하지만 30대를 훌쩍 넘긴 베테랑 김성현과 나주환을 제외한 선수들은 시즌 풀타임 소화 경험이 없다. 확실한 키스톤 콤비를 만들지 못한다면 정규시즌 팀 실책 2위(116개)였던 수비 불안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새 마무리 투수를 구하는 것도 염경엽 감독에게 주어진 커다란 숙제다. SK는 올해 2승 3패 6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2.77을 기록한 좌완 마무리 신재웅이 있었다. 하지만 내년이면 38세가 되는 신재웅은 가을야구 4경기에서 2.1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15.43으로 부진했다. 가을야구 8경기에서 8.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해외파 정영일이 기복을 줄인다면 내년 시즌 유력한 마무리 후보가 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을 가을야구 단골손님으로 만들며 ‘염갈량’이라는 멋진 별명을 얻었지만 단기전에서 유난히 약하다는 뜻으로 ‘한국인 로이스터’로 불리기도 했다. 아직 내부 FA 최정, 이재원과 빅리그 도전 가능성이 커진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의 거취를 알 수는 없지만 염경엽 감독은 내년부터 6년 전의 넥센보다 훨씬 강한 전력을 가진 SK를 이끌게 된다. 과연 염경엽 감독은 신·구조화를 이뤄내며 SK가 꿈꾸는 두 번째 왕조를 건설하는 ‘태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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