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12타점’ LG 트윈스 채은성, 2군에서 무슨 일 있었나

‘2경기 12타점’ LG 트윈스 채은성, 2군에서 무슨 일 있었나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이틀 연속 방망이 폭발, 3연승 행진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7월 2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시즌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1-6으로 승리했다.


전날 홈런 6개로 24-7의 대승을 거뒀던 LG는 2경기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는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28일, 29일 비로 경기를 하지 못한 4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LG는 선발 정찬헌이 5이닝 동안 10피안타(3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시즌 5승째를 따냈고 6회에 등판해 2이닝을 막아낸 정우영은 6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1회 3점 홈런을 터트린 김민성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3번 타순에서 이틀 동안 12타점이 폭발했다. 이번 시리즈 LG의 3번 타자는 2군에 다녀온 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LG의 간판 외야수 채은성이었다.


염경엽 스카우트와 양상문 감독이 발굴한 육성 선수 신화

KBO리그에 처음으로 FA 100억 원 시대를 열었던 최형우(KIA 타이거즈)와 홈런왕 5회에 빛나는 거포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그리고 29홈런으로 한 시즌 고졸 신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보유한 강백호(KT 위즈)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창 시절 또는 프로 입단 초기의 포지션이 포수였다는 점이다(물론 15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졌던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포수뿐 아니라 투수도 병행했다).


하지만 이들이 프로 무대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야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비에서 한계를 느낀 선수들은 타격에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수비 부담이 적은 코너 외야수나 1루수로 변신했고 이는 선수 생활에 있어 최고의 선택이 됐다.


포수는 투수 리드, 플레이밍, 블로킹, 2루 송구 등 수비에 부담이 매우 큰 특별한 포지션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다고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사진|육성 선수 출신으로 LG 트윈스 간판타자로 성장한 채은성 (출처.LG 트윈스)

LG의 간판 외야수 채은성 역시 순천이수중 시절까지의 주포지션은 포수였다. 순천고 진학 후 1루와 3루를 오가며 활약하던 채은성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당시 LG 스카우트였던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의 눈에 띄어 육성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LG에서는 조인성(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 이적 이후 약해진 안방을 보강하기 위해 중학 시절 포수 경험이 있는 채은성을 포수로 키우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채은성은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2 9홈런 38타점으로 쏠쏠한 성적을 올렸고 2014년 드디어 정식 선수로 등록돼 1군에 데뷔했다.


2014년 포수와 1루수, 우익수를 오간 채은성은 1군 데뷔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0.277 1홈런 15타점 18득점 5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하지만 포수로는 단 2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2이닝만 소화했다).


2015년 1군에서의 2년차 시즌을 맞아 주춤했던 채은성은 2016년 128경기에서 타율 0.313 9홈런 81타점 64득점을 기록하며 LG의 간판 외야수로 떠올랐다.

LG 팬들은 2014~2015년까지만 해도 육성 선수 출신의 채은성이 1군에서 지나치게 많은 기회를 받는다며 양상문 전 감독과 채은성을 비난했다. 하지만 채은성이 LG의 간판 외야수로 성장하면서 양상문 전 감독의 채은성 육성을 위한 투자는 결코 아까운 시간이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7월 극심한 부진 극복하고 최근 2경기 12타점 폭발

2017년 타율 0.267 2홈런 35타점으로 부진하며 2016년 활약이 우연이었다고 비난을 받았던 채은성은 2018년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 25홈런 119타점 78득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채은성은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18시즌에 활약한 KBO리그의 모든 우타 외야수 중에서 가장 많은 타점과 두 번째로 많은 안타(175안타), 세 번째로 높은 타율, 네 번째로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엘리트 외야수로 떠올랐다.

사진|7월 29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회 초 2사 2, 3루 LG 트윈스 채은성이 빗줄기를 가르며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출처.LG 트윈스)

채은성은 2019시즌 투고타저의 바람과 함께 홈런과 타점 개수가 12홈런과 72타점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0.315의 고타율을 유지하면서 LG의 붙박이 5번 타자로 활약했다.


LG는 2019시즌 김현수와 이천웅,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주전 외야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800이닝 이상 수비를 소화했다. 김현수가 입단하고 이천웅이 중견수로 자리 잡으면서 드디어 안정된 외야 라인이 구축된 것이다.


채은성은 올 시즌에도 변함 없이 LG의 5번 우익수로 활약하며 5월 한 달 동안 타율 0.319 4홈런 2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6월 타율이 0.269로 떨어졌고 타점이 한 달 내내 6개에 그치며 번번이 기회를 날려버렸다.

LG 류중일 감독은 팀의 간판타자 채은성이 스스로 슬럼프를 이겨내기를 기다렸지만 7월 들어 타율 0.103(39타수 4안타) 무홈런 무타점이라는 심각한 부진에 빠지자 채은성을 2군으로 내렸다.


2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1일의 2군 생활을 마치고 SK와의 원정 3연전부터 1군에 복귀한 채은성은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7월 28일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포함해 3안타 8타점을 기록한 채은성은 우익수 수비에 나선 29일 경기에서도 4회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4타점 1득점으로 SK 마운드를 폭격했다. 6월부터 2군에 내려갈 때까지 30경기에서 타점이 6개에 불과했던 채은성은 최근 단 2경기에서 무려 12타점을 추가했다.

사진|7월 28일 SK 와이번스전 9회 초 2사 만루 상황, LG 트윈스 채은성이 달아나는 중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홈을 밟으며 홍창기-신민재-김호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LG 트윈스)

최근 2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 채은성의 7월 타율은 여전히 0.176(51타수 9안타)로 부진하다. 남은 이틀 동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다 해도 시즌이 끝난 후에 보면 분명 7월은 부진했던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중위권 경쟁조차 쉽지 않아 보였던 LG가 2위 두산 베어스를 불과 2경기 차이로 추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7월의 길고도 깊었던 터널을 빠져 나온 간판타자 채은성의 극적인 부활이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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