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정우람의 패스트볼은 타자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

Posted by Rintaro
2018.10.10 17:10 KBO History/Hanwha Eagles

정우람은 패스트볼 구사율이 65.1%로 던지는 대부분의 공은 패스트볼이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0km/h정도에 불과하지만 정우람의 느린 패스트볼은 안타를 잘 허용하지 않는다.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167에 불과하다. 또한 정우람은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로 패스트볼을 가장 많이 던지는 투수다. 그만큼 패스트볼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신감만으로 승부를 걸 수는 없다. 자신감은 무형(無形)의 힘이 될 수는 있어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는 영역이다. 모든 투수가 자신감을 갖고 패스트볼을 던진다고 정우람처럼 타자를 많이 잡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정우람의 패스트볼에는 어떤 힘이 숨어있는 것일까. 어떤 위력이 숨어있기에 평범한 스피드로 비범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해답은 무브먼트에 있다. 정우람 패스트볼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움직인다. 최대한 직선에 가깝게 뻗어나가는 패스트볼이 변한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어느 공도 일직선으로 뻗어가지는 않는다.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날아가며 떨어지게 돼 있다. 정우람은 이 낙폭이 작은 투수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의하면 정우람의 패스트볼은 약 56.3cm의 수직 무브먼트를 기록했다. 가상의 직선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56.3cm가 떠오르 듯 느껴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떠오르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떠오르는 것 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양의 값이 클수록 낙폭이 적고 그만큼 떠오르는 것 처럼 느껴지게 된다. 56.3cm의 수직 무브먼트는 국내 리그 최정상급 수치다. 그만큼 타자들은 정우람의 공이 자신의 눈 높이로 떠오르는듯 한 느낌을 받게 된다. 소위 라이징 패스트볼이라고 불리는 공이다.

 

이 공은 회전수가 높아서 양의 힘을 많이 받아 투구의 낙폭이 적어진다. 야구의 물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포물선 운동을 하는 물체에 대해 '떨어지는 것은 느리다, 안 떨어지는 것은 빠르다'고 인식하게 된다고 한다. 무브먼트가 심한 공과 그렇지 않은 공은 타자 입장에서는 빠르기의 차이로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타자들은 머리 속에서 그리는 투구의 궤적보다 덜 떨어지는 공을 더 빠르다고 느낀다. 때문에 정우람의 공은 140km/h의 패스트볼 스피드로 그 이상의 빠르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당당히 리그 최상급 구위를 갖고 있다. 또한 무브먼트가 심한 공은 그 궤적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타자들은 투수들을 상대할 때 일반적인 자신만의 궤적을 갖고 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의 일반적인 궤적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타격을 한다. 하지만 이 범위를 뛰어넘는 공은 더 빠르고 위력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스윙을 공이 피해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낙폭이 큰 공은 다음 궤적을 선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패스트볼의 낙폭이 적으면 일반적인 공보다 더 높은 곳을 공략해야 한다. 상·하 포물선으로 떨어지며 타격점이 선으로 인식되는 일반적인 패스트볼 궤적과 다르기 때문이다. 앞에 설명한 바 대로 덜 떨어지는 공은 더 높게 솟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며 타자에게 위압감을 준다. 정우람의 패스트볼이 바로 그렇다. 타자의 눈에 가까이 떠올라 더 빠르고 힘 있게 느껴지도록 하는 위력이 숨겨져 있다.

 

흔히 정우람의 패스트볼을 150km/h같은 140km/h라고 표현한다.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발상일 수 있다. 하지만 타자에게는 실제로 자신의 눈 높이로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포스러운 공이다. 정우람의 패스트볼은 실제로 150km/h와 같은 느낌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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