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외치며 성공적인 스토브리그 보낸 롯데 자이언츠, 2020시즌 어떻게 달라질까

‘프로세스’ 외치며 성공적인 스토브리그 보낸 롯데 자이언츠, 2020시즌 어떻게 달라질까

안치홍부터 노경은, 고효준까지 ‘비용절감-전력보강’ 두 마리 토끼 사냥

올 겨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지난해 충격의 최하위에 그친 이후 단장-감독 등 수뇌부 전면 교체를 단행한 롯데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변화 의지를 표방하며 야구계의 눈길을 끌었다.

 

롯데는 3월 10일 미계약 상태였던 투수 고효준과 FA(프리에이전트)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1년 단년 계약에 연봉은 1억 원, 인센티브 2,000만 원 등 총 1억 2,000만 원 규모에 합의했다.

 

고효준은 지난해 75경기에서 2승 7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며 불펜진의 한축을 담당했던 좌완 투수였다. 고효준의 계약은 2020년 FA 시장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계약이기도 했다.

사진|1년 1억 원의 연봉에 계약하며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게 된 롯데 자이언츠 고효준 (출처.롯데 자이언츠)

이번 프로야구 이적시장은 거품 논란이 빈번했던 지난 몇 년 동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의 양의지(NC 다이노스)나 2016년의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처럼 손에 꼽힐만한 특급 선수가 없었던 것도 한몫을 했지만, 구단들도 무리한 투자보다는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장 분위기가 많이 위축됐다.

 

특히 평가가 애매한 준척급 FA나 나이가 많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더 불리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구단이 협상 분위기를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롯데는 이러한 흐름을 등에 업고 비용절감과 전력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실질적인 외부 FA 영입을 통한 전력보강은 내야수 안치홍 한 명뿐이지만 팀에 꼭 필요한 포지션을 알차게 보완했다.

 

게다가 올해 FA 최대어급 선수를 영입하면서 ‘2+2년 계약’이라는 국내 시장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계약 모델을 제시하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안치홍은 2020시즌 딕슨 마차도와 함께 롯데의 든든한 키스톤 콤비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FA 계약으로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내야수 안치홍 (출처.롯데 자이언츠)

또한 내부 FA인 전준우를 잡는 데 4년 34억 원을 투자했지만 지난 몇 년간 비슷한 커리어의 대어급 선수들보다는 합리적인 계약이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KBO리그 통산 121승에 빛나는 장원삼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고, 구단과 FA 미아로 1년을 통째로 쉬어야 했던 노경은, 역시 올해 FA 협상이 장기화되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던 고효준까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품에 안으며 선수도 살리고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롯데가 단순히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만 막연히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의 가치를 인정하고 신·구조화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2020시즌 다시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선발투수 노경은 (출처.롯데 자이언츠)

이들은 비록 정상급 선수는 아니지만 아직 충분히 활용도가 있는 베테랑인데다 유사시 사인 앤 트레이드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연봉협상 수준의 FA 계약으로 품은 것은 롯데로서는 손해볼 게 없는 선택이었다.

 

롯데에게 유일한 아쉬움은 손승락의 은퇴였다. 고효준과 마찬가지로 협상이 평행선을 달린 것은 같았지만 KBO리그 최다 세이브 2위(271세이브)에 빛나는 손승락의 가치가 더 높아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역 연장 의지가 더 강했던 고효준에 비해 손승락은 고심 끝에 전격 은퇴 결정을 내렸다.

 

상대적으로 우완 투수 자원이 풍부한 것에 비해 고효준을 대체할 만한 좌완 요원이 정태승, 김유영밖에 없는 롯데의 팀 사정도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올 시즌 새로운 마무리로는 현재까지 김원중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물론 활발한 이적시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이적 이후 롯데의 고질적인 불안요소가 된 안방 마님, 포수 포지션이다.

 

지난해 롯데 센터 라인의 불안과 KBO리그 최다 폭투 기록 등은 투수나 내야진의 책임도 있지만 역시 수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포수의 안정감 문제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사진|한화 이글스에서 트레이드 이적으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포수 지성준 (출처.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난해 11월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지성준을 영입했고 그간 1군에서 경험을 쌓은 정보근, 김준태도 있다. 하지만 나종덕이 팔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게 아쉽다. 포수 포지션에서 확실한 변화가 없다면 롯데의 수비 안정은 올해도 의문부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1992년 구단 역사상 두 번째이자 마지막 우승 이후 무려 27년간 정상과는 더 이상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장기간 무관 기록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도 1999년으로 모두 ‘20세기의 추억’이다. 롯데는 그동안 KBO리그 최다꼴찌 등 각종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차곡차곡 적립하며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줬다.

 

올 시즌에는 당장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변화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줘야한다는 동기부여가 강하다. 롯데가 지난 겨울 내내 공들여 추진한 ‘프로세스’는 2020시즌 결과로서도 나타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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