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 외국인 선수 리포트] 롯데 자이언츠 아드리안 샘슨 (Adrian Sampson)

[2020 KBO 외국인 선수 리포트] 롯데 자이언츠 아드리안 샘슨 (Adrian Sampson)

‘메이저리그 5연승 투수’ 아드리안 샘슨,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를 바꿀까?

2019시즌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는 의욕적이었다. 코칭스태프 교체와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충원이 이뤄졌으며,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치어리더의 영입도 화제였다. 그렇게 롯데는 2년 전의 짧은 가을야구 이후 또다시 침체로 돌아간 성적을 반전시키려 했다.

 

하지만 노경은과의 내부 FA 계약부터 삐걱이기 시작했고, 새롭게 영입했던 제이크 톰슨과 대체선수로 SK 와이번스에서 팀을 옮긴 브록 다익손이 2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며 선발진은 2019시즌 내내 흔들렸다.

 

허약한 포수진이 투수들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군분투한 브룩스 레일리의 짝이 나타나지 않으니 돌파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부임 1년차 전반기에 양상문 감독이 중도 퇴진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고 팀은 순위표 바로 위에 자리한 9위 한화 이글스와도 8.5경기나 뒤쳐진 최하위를 기록하고 말았다.

 

5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1~5위의 간격 차보다 5~10위의 차이가 2배 가까이 벌어질 정도로 롯데의 투·타 모두 무너진 시즌이자 KBO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로 최악의 행보가 이어지며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던 2019시즌이었다.

 

결국 프런트와 현장 책임자는 모두 새롭게 바뀌었고, 변화와 반등의 일념으로 메이저리그 프런트를 경험한 신임 성민규 단장 지휘 하에 구단은 여러 방면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선발진의 터줏대감 레일리와 작별하며 새 판을 짜게 된 외국인 투수 영입 부분도 상당히 기대감 높은 선수로 채우면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주인공은 추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 동료로 지난 2019시즌 전반기 5연승을 기록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던 아드리안 샘슨이다.

- 이름 : 아드리안 샘슨 (Adrian Sampson)

- 생년월일 : 1991년 10월 7일생

- 포지션 : 투수 (우투우타)

- 신장 : 188cm

- 체중 : 95kg

 

배경

워싱턴 주 출신인 샘슨은 야구 쪽에서는 철저한 변방에 속하는 벨레뷰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했음에도 2012년 6월 드래프트 5라운드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로 통합된 1987년 이후 이 학교 출신으로 가장 빠른 순번에 지명된 샘슨은 루키리그는 거치지 않고 피츠버그 산하 하위 싱글A에서 첫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9경기 선발로 등판해 2.9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샘슨은 이듬해 상위 싱글A에 안착했다.

 

하지만 샘슨은 상위 싱글A 25경기(24선발)를 치르는 동안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프로 2년차 징크스를 여실히 겪었다. 늘어난 피안타 빈도와 잦은 피홈런 허용이 샘슨의 발목을 잡았다.

 

데뷔 후 첫 완투를 기록하는 감격도 누리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삐걱거린 시즌이었다. 그래도 삼진/볼넷 비율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점을 인정받아 샘슨은 이듬해 더블A로 무리없이 승격됐다.

 

샘슨은 하이 싱글A에서 기복을 겪던 시기를 지나 2014시즌 더블A에서 24경기 148이닝을 투구, 프로 생활 첫 10승 시즌을 일궈냈다.

 

시즌이 채 끝나기 전인 8월 초에 트리플A로 승격, 도전할 기회까지 얻으면서 힘든 2년차를 말끔히 씻어냈다. 준수한 삼진/볼넷 비율은 더블A에서도 이어졌고 피홈런 약점도 개선했다.

 

잠시 맛본 트리플A에서 본격적으로 시즌을 맞은 샘슨은 트리플A에서도 잘 정착했다. 피안타 허용이 더 잦았지만 다른 비율들은 거의 좋은 모습을 이어갔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 후반을 기록했다.

 

그러다 샘슨은 피츠버그 구단이 J.A. 햅을 트레이드 해오면서 맞트레이드로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하게 되고 리그 변경 등으로 새로운 트리플A 팀에서는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며 아쉽게 시즌을 접었다.

 

오프시즌을 보내고 다시 팀에 합류한 샘슨은 2016시즌 비로소 바뀐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트리플A 13경기 80.1이닝을 투구하며 7승을 쓸어담아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드디어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데뷔전 성적도 좋지 못한데다가 팔꿈치 수술까지 겹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그러고 시즌이 끝난 뒤 텍사스에서 샘슨에게 클레임을 걸면서 갑작스레 시애틀과 이별하게 됐다.

 

1년을 재활로 보낸 샘슨은 2017시즌 후반기에 복귀해 재활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회복했고, 2018시즌 126.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PCL에서도 자신의 구위를 입증해냈다.

 

결국 확장 로스터 때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4경기를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은 샘슨은 홈런을 많이 허용했지만 평균자책점 4.30으로 다음 시즌을 기대케하는 모습을 보였다.

 

풀타임 메이저리그를 향해 도전을 하던 샘슨은 2019시즌 전반기 5연승을 기록하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5연승 이후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43으로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느끼며 씁쓸히 2019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다소 놀라움을 안기며 자신의 커리어 다음 장을 KBO리그에서 써내려갈 결단을 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표.1|아드리안 샘슨의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투구 기록

샘슨은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투심-싱커성 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하며, 탈삼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볼넷을 아주 잘 억제하며 좋은 삼진/볼넷 비율을 기록한다.

 

다만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능력은 없고 3가지 구종(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만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이 구종들로 구성된 레퍼토리가 간파당하며 초반 이후 고전을 했다.

사진|아드리안 샘슨의 투심-싱커성 무브먼트를 가진 94마일 패스트볼 (출처.미친야구)

사진|아드리안 샘슨의 투심-싱커성 무브먼트를 가진 93마일 패스트볼 (출처.미친야구)

패스트볼의 구속은 평균 92마일 후반대이고 최고 96마일까지 기록했다. 수술 이후에 구속이 더 오르기도 했지만, 이미 빠른 구속에 익숙해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샘슨의 패스트볼을 쉽게 담장 바깥으로 날렸다.

 

투구 레퍼토리에서 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구종이 이렇게 통타 당하다 보니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끝내 버티지 못했다.

 

슬라이더는 2019시즌 고전했던 패스트볼 구위를 보충해 메이저리그에서 잠시 좋았던 한 때를 만드는데 큰 공을 세운 구종이다. 하지만 슬라이더도 시즌별로 성적 편차가 널을 뛰었다.

 

2018시즌에는 피안타율이 3할을 상회했지만 1년 만에 1할 가까이 뚝 떨어졌었다. 샘슨은 슬라이더의 일관성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우선 2018시즌은 부상 직후 긴 재활을 거친 뒤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슬라이더는 지난해 좋아진 위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도 될성 싶다.

표.1|아드리안 샘슨의 구종별 구사율

체인지업 역시 슬라이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체인지업 같은 경우는 슬라이더와 달리 좌타자 상대로만 대부분의 투구를 해서 효과를 봤다.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구종가치 면에서 평균보다 약간 아래의 성적을 낸 것으로 보고 있어서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구종이다.

사진|주로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아드리안 샘슨의 체인지업 (출처.미친야구)

사진|주로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아드리안 샘슨의 체인지업 (출처.미친야구)

종합해보면 샘슨은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흡사하게 제구력은 갖췄지만 구종 간 기복이 있고 엇박자까지 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투수로 분류할 수 있다.

 

브룩스와 마찬가지로 샘슨 역시 이상적인 삼진/볼넷 비율을 유지하고, 맞춰잡는 투구를 즐겨하는 만큼 롯데의 내·외야 수비진의 도움이 필수적인 투수로 볼 수 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와의 비교

표.1|아드리안 샘슨과 비슷한 유형의 KBO리그 외국인 투수 기록 비교

지난해 영입했던 톰슨과는 슬라이더를 주 변화구로 삼는다는 점과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톰슨은 2019시즌 초반 슬라이더가 마구로 통할 정도였지만, 제구 문제와 함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롯데 포수진들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문제까지 겹치며 급격히 위력을 잃은 바 있다.

 

샘슨 역시 종 슬라이더를 곧잘 구사하는 투수로 주전 포수를 기대하며 트레이드로 보강한 지성준이 다른 포수들과 달리 샘슨의 공을 잘 받아주는 것이 관건이다.

사진|주로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아드리안 샘슨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출처.미친야구)

사진|주로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아드리안 샘슨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출처.미친야구)

NC 다이노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였던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은 당초 기대와 달리 장기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왔을 때는 레퍼토리를 단순화했다. 패스트볼은 포심으로 일원화했고 체인지업도 버리면서 패스트볼-슬라이더의 투 피치 조합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해냈다.

 

물론 이 대목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며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의 위력은 충분히 증명해낸 사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상당히 준수했던 슬라이더를 구사한 프리드릭과 달리 샘슨은 그 정도의 위력을 가진 구종은 없다. 한 구종을 믿기보다는 레퍼토리 전반의 세밀한 피칭 전략과 제구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우타자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아드리안 샘슨의 횡 슬라이더 (출처.미친야구)

사진|좌타자 몸쪽을 깊게 파고드는 아드리안 샘슨의 횡 슬라이더 (출처.미친야구)

LG 트윈스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허프는 샘슨과 마찬가지로 패스트볼-슬라이더-체인지업의 똑같은 볼 배합을 가지고 있던 투수였다. 가진 구종들이 모두 KBO리그에서 통했고, 여기에 제구력도 최고 수준이었기에 허프의 KBO리그 경력은 상당히 화려했다.

 

샘슨의 이상적인 롤모델은 허프라고 볼 수 있다. 허프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첫 과제는 패스트볼 구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것이다.

 

샘슨의 패스트볼이 KBO리그 타자들을 이겨내고 허프처럼 9이닝당 피안타율을 낮출 수 있다면 샘슨 역시 ‘핀포인트를 갖춘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관전 포인트

사진|아드리안 샘슨의 투구 히트맵 (메이저리그 기준)

가장 주목할 점은 롯데 수비진과의 궁합이다. 포수뿐 아니라 내야, 외야 모두 막론하고 지난해 롯데 수비력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최악’이었다.

 

마이너리그 시절 피안타율이 통산 0.277인데다가 볼넷과 삼진이 모두 적은 유형이다보니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샘슨은 시즌 초반 수비진과 신뢰 관계가 깨질 경우 고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 구단과 코칭스태프에서도 세밀한 시프트 전략과 수비 기량 향상 등을 통해 샘슨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2019시즌 메이저리그에서 35경기나 등판하고도 패스트볼의 구종가치가 -23.4였다는 점은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다.

 

2007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Pitch Info에서 측정한 구종가치에서 샘슨은 한 시즌 120이닝 이상을 투구한 선수들의 1,499개의 개별 기록 중 패스트볼 가치가 뒤에서 6번째였다.

 

8천만 달러 FA 계약을 따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또한 2017시즌 샘슨 못지않게  패스트볼이 나쁜 구종 가치를 기록했으나 패스트볼이 부활하면서 2018시즌 이후 반등할 수 있었다(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종 가치 2017시즌 -21.6 / 18-19시즌 13.2).

 

샘슨 역시 메이저리그보다 낮은 레벨의 KBO타자들을 상대로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부산 사직구장의 특성 역시 샘슨을 반길만한 특성은 아니다. 물론 홈런을 양산하던 타자들이 공인구가 교체된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홈런 갯수가 감소했다. 문제는 구장도 꽤 넓고 펜스가 높다보니 이전에는 홈런 될만한 타구들이 야수 글러브로 들어가지 않고 펜스를 맞고 나오는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가장 높은 구장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안타도 많이 허용하지만 최근 플라이볼 허용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인 샘슨에게는 이러한 사직구장의 특성은 좋은 영향보다는 넘어서야할 과제처럼 보인다.

사진|아드리안 샘슨의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 (메이저리그 기준)

사진|아드리안 샘슨의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 히트맵 (메이저리그 기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던질 수 있는 구종의 수가 적다보니 볼 배합 자체의 단조로움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프리드릭이나 허프처럼 많은 구종을 구사하지 않음에도 위력을 보인 투수들도 있었다.

 

샘슨과 롯데 역시 이런 사례에 주목해야 할 것이고,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 적응력과 패스트볼 다듬기 등을 통해 본인의 강점인 정밀한 제구력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직전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상당한 주목을 받은 선수를 데려온 롯데,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신임 단장의 과감한 행보 속에 이 영입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 시애틀 단장인 잭 쥬렌식의 사례처럼 재건의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스토브리그의 호평들은 순식간에 매서운 비판으로 바뀔 수 있다.

 

총체적인 변화를 택한 롯데의 첫 걸음에 샘슨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샘슨이 롯데 선발진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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