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강력 처벌이라고 했지만...‘임의탈퇴’ 면한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솜방망이 징계’ 논란

음주운전 강력 처벌이라고 했지만...‘임의탈퇴’ 면한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솜방망이 징계’ 논란

- KBO 50경기, 삼성 라이온즈 100경기 출장정지

- 음주운전 사실 자진신고 했다고 ‘선처’

- “어차피 알려질 일, 삼성 라이온즈 징계 부적절”

- 지난해 강승호(SK 와이번스)·윤대영(LG 트윈스)은 임의탈퇴 처분

- 형평성 안 맞고 사회 분위기에도 역행

 

지난달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삼성 라이온스 투수 최충연(23)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삼성 구단이 내린 징계 수위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음주운전을 한 선수들은 구단들이 임의탈퇴라는 강력한 조치를 내린 반면, 최충연은 ‘자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출장정지 및 벌금 처분으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적발은 어차피 드러나게 돼 있는데 자진신고했다고 정상참작을 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과 함께 ‘제2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을 근절하려는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KCL 최원현 대표 변호사(상벌위원장)와 KBO 김용희 경기운영위원장, KBO 민경삼 자문위원, 김재훈 법률사무소 김재훈 대표 변호사와 경찰대학교 김기범 경찰학과 교수가 위원으로 있는 KBO리그 상벌위원회는 2월 11일 오후 음주운전 적발 혐의가 있는 최충연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여 결정했다.

 

상벌위원회는 규약에 정해져있는 내용 그대로의 징계를 부과했다. 품위손상행위 규정(규약 151조)에 의해 출장정지 50경기와 제재금 300만 원 그리고 사회봉사 80시간이다.

사진|음주운전으로 1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출처.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은 지난 1월 24일 새벽 대구 시내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36%로 운전하다 적발됐다. 이후 최충연은 구단에 적발 사실을 알렸고 KBO에서 내려진 징계 외에 별도로 삼성 구단도 출장정지 100경기, 제재금 600만 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다만, 상벌위원회와 달리 구단 자체 징계는 각 구단의 재량이기 때문에 명문화된 규정이 없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반영되는 점을 감안해야 했다.

 

결국 최충연이 받은 징계는 총 150경기 출장정지와 900만 원의 벌금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최충연은 올 시즌 전 경기와 내년 시즌 6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사실상 1년 자격정지인 셈이다. 최충연의 징계 수위에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1년 휴가 조치”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삼성은 지난해 레전드 박한이를 음주운전 접촉사고에 따른 불명예 은퇴로 잃었고, 2014년 만취한 뒤 건물을 차로 들이받은 정형식을 임의탈퇴로 내보냈다. 사고 없는 단순 적발이라고 해도 한국 사회의 음주운전에 대한 높아진 경각심을 고려하면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음주운전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박한이(왼쪽)와 정형식(오른쪽) (출처.삼성 라이온즈)

1997년 3월 5일 생으로 대구 출신의 최충연은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지명됐다.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 공이 특징으로 배영수(現 두산 베어스 코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등 이후 나오지 않았던 오른손 파이어볼러 기대주로 지목 받았던 선수였다.

 

최충연은 계약금 2억 8,000만 원, 연봉 2,700만 원으로 첫 시즌을 시작했다. 삼성의 역대 신인 계약 규모를 보면 역대 1위가 이정호(5억 3,000만 원), 2위가 최채흥(3억 5,000만 원), 3위가 박한이(3억 원) 그리고 최충연과 김상수(現 삼성 라이온즈 주장)가 공동 4위였을 정도로 기대가 큰 선수였다.

 

2016년 최충연은 퓨처스리그에서 첫 시즌을 시작했지만 8월 25일 선발 등판으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투구 폼을 교정한 뒤 2017년에는 데뷔 첫 승리를 거두기도 했으나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불펜에 충실하게 됐다.

 

2018년이 되면서 최충연의 기량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했으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병역 대체복무 조건도 얻었다.

 

최충연은 2019년 선발 전환을 시도했지만 다시 불펜으로 돌아갔다. 다만 2018년에 다소 많은 이닝을 소화(70경기 85이닝)했고,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던 탓에 그 후유증이 드러났다. 결국 2018년 이외에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시즌이 없었던 셈이다.

 

오는 5월 오승환이 72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해제되어 복귀하게 되면, 최충연은 불펜에서 든든한 선배에게 도움을 받아 기량이 나아질 여지도 있었다. 그러나 한 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이러한 미래는 볼 수 없게 됐다.

 

경찰에 적발된 최충연, 다른 음주운전 선수들의 사례는?

최충연은 혈중알코올농도 0.036%로 ‘제2윤창호법’에 따르면 면허정지 기준인 0.03%를 넘는 수치다. 최충연은 바로 구단에 적발 사실을 알렸고, 삼성 구단 측에서도 KBO리그 클린 베이스볼 센터에 바로 이 사실을 알렸다.

 

KBO리그 상벌위원회는 야구 규약에 명시된대로 정해진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최근 음주운전과 관련되어 상벌위원회의 정해진 징계 이외로 구단에서 자체 징계를 부과하는 것이 불문율이 되었기 때문에 상벌위원회의 징계보다도 구단 자체 징계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이어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해 중징계를 받는 선수들이 눈에 띄고 있다. 정영일(SK 와이번스)의 동생 정형식은 적발 사실을 삼성에 알리지 않고 있다가 언론에 의해 사실이 드러난 뒤 임의탈퇴의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삼성 박한이가 음주운전에 적발되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다만 박한이는 지난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고, 본인이 음주운전 적발 이후 은퇴 선언을 하면서 명예롭지 못하게 야구계를 떠나게 됐다.

 

강승호(前 SK 와이번스)윤대영(前 LG 트윈스)의 경우도 각 구단에서 상벌위원회와는 별개로 구단 자체 징계를 통해 임의탈퇴 처분을 면치 못했고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더욱 강해졌다. 강승호는 혈중알코올농도 0.089%, 윤대영은 0.106%였다.

사진|음주운전으로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은 강승호(왼쪽)와 윤대영(오른쪽)

메이저리그 선수였던 강정호도 예외는 아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계약 기간 중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되어 집행유예를 선고 받으며 취업 비자 재발급이 거부됐다.

 

1년이 지난 뒤 취업 비자는 다시 발급되었지만, 경기 감각을 잃어버린 강정호는 마이너리그에서 재활을 거쳐 시즌 막판에 겨우 복귀했다.

 

기존 계약의 옵션 대신 인센티브 비율이 조정된 내용으로 겨우 재계약은 했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방출되 아직까지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강정호는 2월 12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kt 위즈에 합류해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최충연은 올 시즌 144경기를 넘기고 2021시즌 6경기만 치르면 다시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최충연의 징계에 대해 삼성 측은 자진신고한 선수를 임의탈퇴시키면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신고할 선수가 누가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의 사건사고는 잠시 감추더라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결국은 알려진다는 점에서 삼성의 정상참작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강승호는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숨기고 2군 경기에 나섰다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자진신고를 한 바 있다.

 

일반적인 범죄에서의 자진신고는 범인을 빨리 찾고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정상참작이 이뤄지지만 음주운전 적발은 자진신고의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정상참작의 사유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BO와 구단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자진신고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며 악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음주운전 선수에 대한 가벼운 징계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체육계 인사는 음주운전하다 걸려도 자진신고하면 퇴출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호를 선수들에게 줌으로써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가 생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경각심 결여된 선수들의 도덕적 의식, 징계 수위보다 더 큰 문제

KBO 상벌위원회에서 규정된 품위손상행위에 의하면, 단순 음주운전 적발과 접촉사고 유무, 인명피해 유무에 따라 징계 수위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최근 음주운전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살인 행위와 동급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시점에서 최충연은 향후 선수로서의 진로가 불투명하게 됐다.

 

이렇듯 프로 스포츠 선수가 같은 잘못으로 여러 선수들이 적발되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자기 자신은 그 혐의로 적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결국 같은 혐의로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낙인찍히게 되는 사건이 반복된다.

사진|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승부조작 방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박현준 (출처.KBO)

최근 몇 년 동안 KBO리그에서는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부정방지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승부조작 혐의로 KBO리그에서 영구제명된 박현준(前 LG 트윈스)이 직접 마이크를 잡으며 자신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후배들에게 전해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선수들이나 베테랑 선수들 가릴 것 없이 유사 혐의들로 적발되는 선수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신인 선수 부정방지 교육이라도 시행하고 있지만, 베테랑 선수들도 경각심을 잃지 않게 수시로 재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사인 훔치기 사건이 드러난 만큼 선수들만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도자들과 프런트에 대한 교육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정형식과 최충연에 대한 삼성 구단의 징계 수위가 다른 점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재교육 체계를 확립하는 것에 대해 논의되기를 바란다.

 

프로야구는 최근 2년간 1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줄었다. 경기력 저하와 함께 선수들의 잇단 사건사고는 야구 팬들의 발길을 끊게 하는 원인이다. 2021년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 야구 팬들이 음주운전에 적발된 최충연이 프로 선수로 활동하는 것을 보게 된다. 1년 뒤 선수 활동의 길을 열어준 이번 징계는 삼성 구단의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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