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2+2년의 의미,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를 선택한 이유

계약기간 2+2년의 의미,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를 선택한 이유

FA(프리에이전트) 안치홍(30)이 롯데 자이언츠와 교감을 시작한 것은 지난 연말이었다. 원소속구단 KIA 타이거즈가 여전히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던 시점이었다.

 

지난해 11월 4일 FA 협상기간이 시작된 이후 안치홍의 행보는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겨울에 이어 이번에도 FA 한파는 일찍이 예상됐지만 KIA는 “안치홍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반드시 잡겠다”고 1년 전부터 강조해왔다.

 

객관적으로도 KIA에는 안치홍을 대체할 2루수 자원이 없다. 차가운 FA 시장에서 KIA가 내부 FA를 붙잡기 위해 어느 정도 눈높이를 갖고 나올지 시선이 집중됐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고 FA 계약으로 이적한 안치홍 (출처.KIA 타이거즈)

그러나 해가 가도록 KIA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 구단과 에이전트가 두 달 동안 수 차례 만났지만 계약조건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안치홍은 기다렸다. 관심을 보이던 타 구단들도 KIA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자세였지만 무엇보다 안치홍은 고교 졸업 직후부터 뛰어왔던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결국 해가 넘어가기 전인 12월 30일 에이전트가 먼저 원하는 계약조건을 제시했다. 이미 롯데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최대한 친정 팀을 떠나지 않고자 했던 안치홍의 뜻에 따라 에이전트는 당시까지도 KIA와 협상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안치홍 측의 의견을 들은 KIA 구단은 지난 1월 2일 계약조건을 내놨다. 협상이 시작된 지 60일 만이었다. 선수가 내놓은 제안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고 KIA 구단은 “앞으로도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KIA 구단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던 중에도 “준비해놓은 안은 있다. 계약기간은 당연히 4년 보장”이라고 밝혀왔다. 안치홍은 결국 4년을 보장한 KIA를 떠나 보장기간은 2년밖에 되지 않는 롯데를 택했다.

 

안치홍이 롯데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2루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데 있다. 안치홍은 2009년 데뷔하자마자 KIA 주전 2루수로 활약한 뒤 약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왔다.

 

3차례나 골든글러브도 수상했고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국내 2루수 중 안치홍 정도의 타격력을 겸비한 선수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KIA는 점진적으로 안치홍의 포지션을 옮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FA를 앞둔 지난 시즌 중에는 언론을 통해 수비능력을 지적하기도 했다. 안치홍이 FA 시장에 나오면서 가장 마음 아파한 부분이었다.

사진|2루수로써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롯데 자이언츠와 2+2년 FA 계약을 체결한 안치홍 (출처.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이 틈을 잘 파악했다. 주전 2루수로서 안치홍의 가치를 가장 먼저 강조하며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안치홍의 마음이 움직인 지점이다. 2+2년 계약이지만 롯데를 선택한 이유다.

 

안치홍과 롯데의 계약 내용은 팀 옵션과 선수 옵션, 바이아웃까지 포함한 메이저리그 방식으로 국내 FA 계약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방식이다. 선수도, 구단도 어느 정도의 모험을 걸었기에 가능한 계약이다.

 

보장 내용은 2년간 최대 26억 원이다. 이 중 계약금(14억 2,000만 원)연봉(2억 9,000만 원)으로 완전히 보장되는 금액2년간 20억 원이고, 6억 원옵션바이아웃으로 구성돼있다.

 

2년 뒤 나머지 2년 계약이 추가될 경우에는 최대 30억 원이 더해진다. 이 추가 2년은 구단이 행사하는 옵션과 함께 선수도 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도록 했다.

 

즉, 2년 뒤 롯데가 원치 않으면 2년 추가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안치홍을 내보낼 수 있지만, 롯데가 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안치홍이 원할 경우에는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줄 수 있도록 계약했다.

 

안치홍은 2년 동안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야 나머지 2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초반 보장액은 적은 대신 2년을 잘 뛰면 최대 56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내년까지 2년 동안 스스로가 실력을 통해 이번 FA 시장에서 받은 평가를 되돌리겠다는 각오가 동반돼있다.

 

롯데는 2년 뒤 선수가 원할 경우에는 FA로 풀어줘야 하는 부담을 안으면서도 4년의 절반을 옵션으로 하고 추가 2년에 더 많은 30억 원을 붙여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다.

 

KIA의 제안을 받고 밤새 고민한 끝에 안치홍 측은 지난 1월 3일 KIA에 계약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고, 롯데와 세부사항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직접 이틀 연속 안치홍과 대면했고 1월 6일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에는 허문회 감독도 직접 안치홍을 만나 ‘잘 해보자’는 뜻을 전했다. 60일 동안 KIA를 기다리던 안치홍을 롯데가 열흘 만에 잡게된 배경이다.

 

댓글(0)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