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와 7경기차로 벌어지던 날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 :: The Importance of History

NC 다이노스와 7경기차로 벌어지던 날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

Posted by Rintaro
2019.08.09 16:50 KBO History/Samsung Lions

-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맥 윌리엄슨에 이어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 교체 영입

- ‘제구’에 중점 둔 벤 라이블리 영입 “기복이 심하지 않은 스타일”

- “덱 맥과이어가 최근 등판에서 잘 던졌어도 라이블리를 영입했을 것”

- “MLB 40인 로스터 투수라 이적료 지급, 연봉 상한제가 도움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후반기 들어 가장 바쁜 팀이다. 삼성 팬들도 흥미진진하게 ‘오피셜’ 발표를 기다렸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새 외국인 타자 맥 윌리엄슨 영입을 발표한 삼성은 ‘끝판왕’ 투수 오승환의 친정 복귀도 알렸다. 이에 모자라 새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Ben Lively·27)까지 영입 데드라인을 앞두고 합류했다.

 

삼성은 8월 9일 현재 4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5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7경기다. 8월 7일 창원 NC파크에서 맞대결에서 12회말 통한의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패한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8일 홈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0-8로 완패를 당했다. 고졸 루키 서준원에게 꽁꽁 묶이며 경기를 내줬다.

 

순식간에 NC와의 경기 차가 확 벌어졌다. 야구에 불가능은 없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썩 많이 남아 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삼성이 후반기 돌입과 함께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건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단 뜻이다.

 

2년 전부터 구상한 외국인 타자 두 명 동시 기용과 더불어 애매한 성적을 거둔 기존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를 내보낸 건 5위 싸움을 향한 삼성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뭐라도 해봐야지 않겠습니까?” 한 삼성 관계자의 말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사진|삼성 라이온즈가 기존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를 대체할 새 외국인 투수로 MLB 출신 벤 라이블리를 영입했다 (출처.MLB.com)

 

 

◆ ‘제구’에 중점을 둔 벤 라이블리 영입 “기복이 심하지 않은 스타일”

 

삼성은 8월 8일 새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를 연봉과 이적료를 합해 총액 32만 5,000달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두 군데 국내 병원에서 진행된 라이블리의 메디컬 체크도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블리는 구단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뛸 수 있어 무척 기쁘다. 삼성이 최대한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가 돕고 싶다”는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번 주말 내로 비자 문제 해결이 된다면 라이블리는 빠르면 다음주부터 곧바로 팀 선발진에 합류할 계획이다.

 

1992년생인 우완 투수 라이블리는 미국 플로리다 펜사콜라 출신으로 신장 193cm 체중 86kg의 체격을 갖춘 장신 우완 정통파 투수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 4라운드 신인 지명을 받은 라이블리는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라이블리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통산 3시즌 동안 총 26경기(선발 20경기)에 등판해 120이닝 4승 10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라이블리의 메이저리그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9개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인상 깊은 기록을 남기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라이블리는 전형적인 ‘AAAA’ 레벨 투수로서 활약을 펼쳤다. 라이블리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70경기(선발 53경기)에 등판해 339이닝 27승 14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의 호성적을 남겼다. 같은 기간 라이블리의 트리플A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5개다.

 

삼성 관계자는 라이블리는 최근 직구 최고 구속 150km/h, 직구 평균 구속 145~147km/h를 던지는 정통파 선발투수다. 또 변화구인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이 좋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제구’에 초점을 맞추고 영입한 투수다. 등판마다 기복이 심하고 예측하기 힘든 투구를 하면 벤치에서 계산이 안 선다. 이른바 ‘볼질’을 안 하는 투수를 데려오려고 했다”며 라이블리의 특징을 설명했다.

 

라이블리는 큰 신장에도 다소 낮은 팔 각도와 릴리스 포인트를 형성한다. 하지만, 라이블리는 상대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디셉션 동작과 더불어 최대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서 던지며 이를 보완한다.

 

또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안정적으로 구사하며 카운트를 잡을 줄 아는 투수다.

 

한 외국인 선수 에이전트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로 올 시즌 중반 투수 자원을 구해오기가 쉽지 않은데 삼성이 좋은 투수를 구해온 듯 싶다. 1992년생 투수인 라이블리는 아시아 무대로 도전하기엔 나이도 젊은 편이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있던 투수를 이 시기에 데려온 건 삼성의 협상력이 돋보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시점에, 그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투수 치고 라이블리는 꽤 괜찮은 선택이다. 퇴출된 두 투수 처럼 멀쩡하게 던지다 느닷없이 볼넷을 남발하는 유형이 아니다.

 

라이블리의 기록을 보면 적어도 필요할 때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다. 안정적 모습으로 트리플A 팀 에이스로도 활약했다. KBO의 공인구 반발력 저하를 감안할 때 이 정도 투수는 KBO리그 무대에 먹힐 공산이 크다.

 

사진|벤 라이블리는 신장에 비해 낮은 팔 각도와 릴리스 포인트를 보여주지만, 디셉션 동작과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스타일이다(출처.MLB.com)

 

 

◆ “덱 맥과이어가 잘 던졌어도 교체를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언제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을까. 기존 외국인 투수인 맥과이어가 8월 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7실점으로 부진한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강판됐다.

 

이를 계기로 삼성이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수 영입에 나서 모양새였지만, 사실은 7월부터 일찌감치 맥과이어의 대체자를 물색해왔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교체 타이밍이다. 조금 더 빨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다.

 

맥과이어는 리그 최다 볼넷(66개) 투수였다. 9이닝당 볼넷도 5.29개로 단연 톱이다. 저스틴 헤일리 역시 시즌 초반 반짝한 뒤 의문의 통증 이후 구위가 뚝 떨어진 뒤 슬금슬금 달아나는 피칭으로 일관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두 외국인 투수. 공인구 변화로 인해 투고타저로 흐름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 두 선수의 많은 투구수는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선발 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고, 불펜 부담을 가중시켰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맥과이어가 8월 1일 등판에서 7이닝 퍼펙트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더라도 아마 교체를 택했을 거다. 이미 전반기 막판부터 내부적으로 맥과이어를 교체하자는 얘기가 많았다. 등판마다 제구 기복이 심한 데다 특정 팀(한화 이글스)에만 기록이 좋아 한계가 있었다. 지금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는 투수보다 타자를 구하기가 더 쉽기에 윌리엄슨이 라이블리보다 먼저 한국에 오게 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맥과이어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전에서 한 차례 노히트 게임을 포함해 4경기 등판 4승 평균자책점 2.67로 ‘한화 킬러’라 불릴 만큼 호성적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있었던 라이블리를 데려오고자 삼성은 이적료를 라이블리의 최종 소속팀이었던 애리조나에 지불했다. 라이블리 영입 사례에서는 오히려 외국인 연봉 상한제가 삼성이 배짱을 부릴 수 있는 무기가 됐다.

 

삼성 관계자는 라이블리를 데려오기 위해 쓴 32만 5,000달러 가운데 대부분이 이적료로 사용됐다. 그래도 40인 로스터에 있는 투수를 데려오는 이적료로 보면 저렴한 편이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로 우리 팀이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이 제한된 점을 애리조나에 계속 강조했다. 라이블리도 그만큼 한국 무대에 도전하고 싶었기에 비교적 적은 연봉에도 계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삼성이 후반기 윌리엄슨과 라이블리를 영입한 건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단이다. 비록 야심차게 영입한 맥과이어와 헤일리를 부진과 부상으로 방출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삼성은 책임을 회피하며 방관하지 않고 또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수로 어려움을 겪었기에 이번만큼은 정말 신경 써서 맥과이어와 헤일리를 데려왔다. 그런데도 이렇게 아쉬운 결과가 나와 삼성 팬들에게 죄송하단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윌리엄슨과 라이블리를 영입했다. 특히 라이블리는 남은 시즌 8~9차례 등판을 소화할 계획으로 우리가 원하는 안정감을 꼭 보여줬으면 한다.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팬들을 향한 예의”라고 힘줘 말했다.

 

삼성이 뛰어난 협상력으로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투수를 데려온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위권으로 처져있는 순위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 또한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5강 싸움이 한창인 전반기 막판이라도 교체 외국인 투수가 투입됐더라면 결과를 떠나 한 번 제대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40경기를 남긴 시점. 교체 외국인 투수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20년을 위한 외국인 투수 테스트라고 한다면 공허함을 감출 수 없다. 라이블리가 연착륙 한다고 해도 어차피 2020년에 제대로 된 몸값을 받고 뛸 외국인 투수는 그를 포함, 제로 베이스에서 충분한 후보들을 마련해 최종 선택을 해야 한다.

 

변화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시점도 중요하다.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 결단이 조금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두고두고 아쉬움을 떨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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