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의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무엇이 이렇게 논란을 만들고 있나

LG 트윈스 오지환의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무엇이 이렇게 논란을 만들고 있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야구대표팀을 보는 시선은 따가웠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야구 기사에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는 식의 조롱과 비아냥이 넘쳐났고 이와 같은 글을 늘 추천수 상위권을 차지하는 문구가 되었다.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종목은 한국이 기대하는 ‘금메달 사냥터’다. 물론 아마추어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일본 야구대표팀과 왕첸민, 천웨인 등 꾸준하게 메이저리거를 배출하는 대만 야구대표팀의 전력도 만만하게 볼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야구대표팀에 비해서는 객관적인 전력상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야구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한다던 이유는 단연 LG 트윈스의 유격수 오지환의 대표팀 승선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당시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오지환이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여 병역혜택을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 였다.

 

오지환의 대표팀 승선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오지환 본인의 유격수로서의 실력, 두 번째는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의 ‘백업’으로서 승선한 오지환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 그리고 마지막은 병역혜택을 위해 만 28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까지 군 입대를 하지 않았다는 오지환의 도덕성 논란이다. 하지만 과연 오지환이 위 세 가지 기준에서 봤을 때,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일까? 지금부터 그 의문을 풀어보고자 한다.

 

사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포지션 수비 연습을 하고 있는 오지환

 

 

◆ 오지환의 유격수로서의 실력

 

2009년 LG 트윈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오지환은 야구 팬들에게는 친숙한 선수다. 특히 팬들에게 팀의 승리와 패배에 모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 ‘오지배’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별명 때문인지, 오지환은 KBO리그에서 늘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오지환은 지난 몇 년간 리그에서 가장 꾸준하게 뛰어난 활약을 해 온 유격수 중 한 명이다.

 

표.1|2015년~2018년 유격수 누적 WAR (출처.스탯티즈)

 

위 자료는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15년부터 현재까지의 유격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순위다. 위 지표는 타격과 주루, 수비를 모두 고려하여 선수의 가치를 평가한 것이다. 보이는 대로 오지환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누적 WAR는 김하성에 이은 2위이 올라있다. 그 말은 오지환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4년간 평균적으로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뛰어난 활약을 한 유격수라는 것이다. 이렇듯 오지환의 실력면에서 봤을 때, 오지환이 김하성과 함께 국가대표 유격수로 발탁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표.2|2015년~2018년 유격수 수비 지표 WAA with ADJ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 (출처.스탯티즈)

 

일각에서는 오지환이 유격수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수비 능력이 부족하다며 오지환의 능력을 폄하하지만 이 또한 2015년부터 현재까지의 포지션 조정을 포함한 WAA with ADJ(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 김하성보다 높은 수치로 KBO리그 유격수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데뷔 당시 오지환의 수비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나 2013년 이후로 오지환의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 송구 등 수비 능력은 KBO리그 유격수 중 가장 뛰어난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現 롯데 자이언츠 스카우트로 활동하며 2013년 WBC때는 네덜란드 야구대표팀에게 제공한 한국 야구대표팀 전력분석 문서인 ‘사도스키 리포트’로 한국의 ‘대만 타이중 대참사’에 기여한 라이언 사도스키는 前 넥센 히어로즈의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뉴욕 메츠의 라디오 채널 ‘Mostly Mets’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KBO리그의 대부분 내야수들이 풋워크에 문제가 있다. 다만 유격수 중에 단 한 명, LG 트윈스의 유격수(오지환)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실제로 오지환은 유격수 포지션뿐만 아니라 2015년~2018년 수비 기여도에서 전 포지션을 통틀어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실책이 많다고 지적되기도 하지만, 같은 기간 수비율에서 김하성에는 오히려 앞서고, 김재호(두산 베어스)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즉 오지환의 실력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국가대표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 오지환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

 

결론부터 말하면, 오지환은 프로에 들어선 이후 유격수 외의 다른 포지션으로 경기를 나선 적이 거의 없다. 즉 오지환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사실상 ‘0(제로)’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팬들은 “백업 내야수가 멀티 포지션도 소화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가대표로 선발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의문은 ‘과연 백업 유격수에게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 필요한가?’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는 강정호였다. 강정호의 백업 유격수로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는 전문 유격수인 손시헌(당시 두산 베어스)이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는 강정호였고, 백업 유격수는 전문 유격수인 김상수(삼성 라이온즈)였다. 가장 최근 국제대회인 2017 WBC 또한 대표팀에는 김하성, 김재호라는 두 명의 전문 유격수가 선발 되었다. 역대 국제대회에서 유격수의 백업은 거의 항상 ‘전문 유격수’였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회 또한 그 궤를 같이 했을 뿐이다.

 

 

◆ 오지환의 도덕성

 

오지환은 2016년 시즌이 끝난 후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 야구단에 지원하였으나 팔에 새겨져있는 문신 때문에 탈락하였다. 그렇게 2016년 입대에 실패한 오지환은 올해에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승선을 노리며 나이로 인해 2017년까지만 지원 가능했던 상무 야구단 지원을 포기했다. 만약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올 시즌이 끝난 뒤 오지환은 현역으로 입대를 해야 했다.

 

일부 팬들은 이를 두고 ‘오지환은 사실상 병역기피자’라며 비난한다. 물론 문신을 지우면서까지 경찰청 야구단에 지원해 입대한 이대은(경찰청 야구단)이 비교 대상이 되고 국가대표 발탁과 관련해 ‘모험성’이 강한 만큼 비판을 할 수는 있다. 다만, 그 자신도 선수인생을 걸고 ‘도전’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다른 병역 미필 선수와 달리 더 많은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과거 오지환과 비슷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2010년 한화 이글스 송광민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 승선을 노리고 군 입대를 미뤄왔지만, 끝내 엔트리 승선에 실패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당시 송광민의 결정에 대한 비판 수위가 지금의 오지환 정도였는지 기억 나지 않는다. 오지환은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 이번 시즌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최선을 다했다는 것 역시, 인정 받아야 할 부분이다.

 

 

◆ 아시안게임 이후, KBO의 대처, 앞으로의 변화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오지환을 포함한 병역 미필 선수들은 병역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장염 증세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도 못한 오지환은 또 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었다. 대체 선수로 한국 야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의 활약과 오지환과 마찬가지로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채 이번 시즌 이후 현역으로 입대를 해야했던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의 기여도에 비해 그야말로 미미한 존재감으로 여론에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표.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타자 기록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역시 과거 비슷한 사례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불과 4년 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역시 대표팀 명단에 부상, 부진에 시달리던 나지완(KIA 타이거즈)을 포함했고 대표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던 유원상(당시 LG 트윈스)도 대표팀에 승선하며 병역 혜택 관련 많은 논란을 낳았다. 당시 타자들의 기록과 관련해서는 오재원(두산 베어스) 9타수 1안타, 나지완 3타수 무안타, 오지환과 같은 포지션인 백업 유격수로 발탁됐던 김상수는 3타수 1안타의 기록으로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당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총 13명의 선수(나지완, 황재균, 차우찬, 이재학, 한현희, 유원상, 오재원, 김민성, 김상수, 손아섭, 나성범, 이태양)가 병역혜택을 받았고 대회 직후, 병역 특례와 타자들의 기록 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 논란은 일었으나 지금처럼 이슈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오지환의 국가대표 발탁과 관련해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은 ‘한국청렴운동본부’로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신고까지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각종 미디어에서도 병역 특례와 관련한 주제로 토론과 방송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같은 분위기에 앞으로의 대표팀 구성은 더욱 여론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제대회 특성상 나라를 대표하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같은 한·중·일 삼국이 이끌어가는 우리들만의 무대라면 최근에 장채근 홍익대 감독의 말처럼 “아마추어 야구 선수 선발은 배제한 채 프로 선수들로만 선발이 이뤄지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한 비판도 새겨들을만 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났지만 10월에는 세계야구선수권대회가 있고 내년에는 프리미어12, 내후년에는 도쿄 올림픽, 그 이후에는 WBC까지 연이어 야구 관련 국제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다른 나라와 같이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 프로 선수들로 가득 해운 대표팀 명단이 아닌, ‘23세 이하 프로,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 해 일본 야구, 대만 야구에 맞서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도전’해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병역 특례 관련 법안 역시, 형평성 문제에 대해 최근에 발의한 법안 외에도 현재 사정에 맞는 개정, 보완을 통해 여론을 납득시킬 수 있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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